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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구의 창작 갤러리

듣고 보니 공감이 가네요

사이즈 : 42(h) x 34(w) x 56(d)cm
재료 : PVC foam board
제작년도 : 2021년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용서로부터 출발하는 타인에 대한 공감은
서로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생활과 자기자신에 집중하고 있어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 공감보다는 자기식대로의 해석에 더 몰입되는 것 같다.

누가 나의 조성을 알고 살아온 내력을 알까.
나의 숨소리와 말투, 뉘앙스를 알며,
내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을 알까?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찾아간 선배는 자신의 경험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선배 본인은 어려운 상황을 이렇게 극복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었을 텐데 자신의 어려운 이야기를 하다가 하소연으로 바뀌었다. 나는 어느 포인트에서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길을 잃었다.

만나지 말걸.. 그랬다.^^

왜냐하면 내 상황을 이해하기나 했는지 본인의 경험에만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는 내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도 않은 것 같았다.
듣다보니 누가 누구의 어려운 상황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지 .. 누가 상담자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ㅎㅎ
마음만 받는 것으로 ... 나에게 시간을 내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이다.
나는 더 피곤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 선배의 마음을 충분히 알 듯 하니까 그것만으로 위안을 삼았다.
사실은 나도 종종 그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

공감하지 못한다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외로운 것이다.
인생의 오묘함이란 말로 설명되는 부분이 아니다.

나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어줄 .... 누군가가 있나?

나이를 먹어서 일까?
누군가를 만나면 마음을 먼저 읽게 되는데
그가 쓴 몇마디 단어와 표정만으로도
때로는 안심하기도 하고
때로는 몇마디 나누지 않았어도 마음을 확인하고는 심하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상처를 받는 마음은 나이를 이렇게나 많이 먹었어도 무뎌지지 않는다.
이 나이를 먹고 느끼는 것은 나이를 많이 먹는다고 나이값을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리카락이 도사처럼 백발이 되어도 상처를 받고 삐지는 것은 더하면 더했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공감!
다만 나는 너의 편이 되기를 원한다. / 원하기 때문이다.

++++++++++++++++++

엄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함께 가족사진을 찍었다. (2022년7월18일 오후 4시49분)
찍힌 사진 속에는 엉클어진 백발머리에 핏기와 생기가 빠진 듯한 모습을 했지만 의미있는 한장의 사진이 되었다.
생사의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엄마가 마지막으로 웃고 있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자녀들의 마음을 확인했다면 엄마도 임종의 순간에 슬프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공감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공감은 삶의 에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