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rough the rain
사이즈 : 37(h) x 89(w) x 21.5(d)cm
재료 : PVC foam board
제작년도 : 2021년
작품소장처 : 오케이에프(주)
나이가 중년이 되니 몸도 정상과 비정상 수치를 넘나든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불편함이 다가왔다. 유병장수(有病長壽)라는 말도 있지만, 중년에 다가온 불편함이 신의 축복일지 저주일지는 나의 관리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로 운동을 시작했다. 한여름 대낮에 멀쩡했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는 빗발이 갑자기 등짝에 내리 꽂힌다. 피할 곳은 500m 전방 다리 밑. 고스란히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받았다. 순간 오기가 생긴다. 이런 빗속이라도 뚫고 가지 않는다면 나의 머지않은 미래에는 한 주먹의 약을 입안에 털어 넣는 것이 아침식사가 될지도 모른다. 다소 건강염려증이 다분한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이 나를 다그치니 철저한 관리가 이어졌다.
먹는 것 가지고 유난을 떠는 것 같아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양해를 구하고 설명하게 된다. 이해해주시고 불편을 감수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살 빠진 나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의 염려는 열 번 설명해도 열 번의 채찍처럼 다가온다.
그렇다고 결코 “유병(有病)”한 상태로 “장수(長壽)”하고 싶지는 않다.
식단조절과 운동,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체중을 조절하니 불편한 증상들이 사라져갔다.
바라고 바라던 날씬한 몸매는 선물로 받은 느낌이다.
자전거를 그레이하운드에 이입하고 내가 거기 올라 타 포효하며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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