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정구
작품명 : 너를 위하여
제작년도 : 2015년
재료 : paper(craft 300g)
사이즈 : 800 x 520 x 1000mm
전시 : 갤러리 아트스페이스(H) - 2015.10.27~11.8
2015 한국구상조각대전 특선작
2014년 3월 봄이었다. 교회에서 개최하는 봄맞이 체육대회를 참가하고 있었다.
치매를 앓고 계셨던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먼지 풀풀 날리는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설치된 몽골텐트 아래 은박지 돗자리를 깔고 번거로움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교회분들이 간식을 대접하신다. 그분들이야 항상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시지만 내 마음은 온통 아버지를 신경쓰고 있었다.
마음 속에서 항상 ‘나쁜 자식!’ 혼내는 말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유는 치매걸린 아버지를 잘 해드리지 못한 죄책감이었다.
아버지는 벌써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어느날 갑자기 사람이 흉측한 해충으로 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의 방에 고립되어 탈출을 시도하다가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죽게 되는 이야기다.
사람이.. 역할과 본성을 잃게 되는 날 사람과의 관계는 끊어지고 삶은 의미없게 변한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는 역할과 본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최근 어느 목사님이 설교 중에 “당신의 존재의 의미를 아느냐?” 고 물으신다.
인생은 슬프게도 개인의 역할이, 인간으로서 존재가치보다 우선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생각을 바꾸는 수밖에는 없는 것 아닌가....
나 혹은 타인이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때..
더욱 개인의 존재와 인생의 가치에 대한 성경이야기를 듣는 것이 올바르다.
역할보다는 존재적 가치로서 타인을 대하고,
대접 받기보다는 주는 쪽 위치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행복은 늘 손에 잡히지 않는 모래알 같을테니까.
그래서... 작품 제목 <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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